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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로스쿨개혁이 사법개혁이다' (feat. 법원협, 법실련, 법정연)

 

2020.2.18. 로스쿨 집회 메인 포스터

1. 로스쿨은 왜 항상 시끄러운가

여러분, 로스쿨에 대해 얼마나 알고계신가요?

특히 로스쿨이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요.

 

로스쿨은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도입한 뒤로 10년이 지났음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변호사시험 합격률', '오탈자'문제 등이 가장 큰 이슈로 늘 거론되는 주제입니다.

2. 로스쿨 졸업하면 다 변호사 되는 거 아니야?

어떤 분들은 로스쿨을 졸업하면 바로 변호사가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계시더라구요.

변호사가 되려면, 먼저 로스쿨에 입학 후 3학년이 되어 1년에 3번의 기회가 있는 졸업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졸업시험을 통과한 학생만이 변호사시험을 치를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변호사시험을 치를 수 있는 자격을 얻은 학생이 변호사시험을 치러서 이 시험에서 합격해야 변호사가 될 수 있습니다.

3.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왜 매년 낮아지는 거야?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제1회부터 작년 제8회까지 지속적으로 낮아져 현재는 50%를 웃돌고 있습니다.

합격률이 계속 낮아지는 것에 대해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 이유는 당초 로스쿨 도입취지와 상반되는 정원제 선발방식 때문입니다.

 

전국 로스쿨 정원이 2,000명으로 고정되어 있는데 매 년 1,500명을 고정적으로 변호사로 선발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전 해에 탈락했던 500명의 학생이 다음 해에 시험을 다시 봐야 하니 다음 해의 변호사시험 응시자는 2,500명으로 늘어나겠죠? 여기서 다시 1500명을 변호사로 선발합니다.

그리고 그 시험에서 탈락한 1,000명의 학생이 다음 해 응시자가 되면 그 시험의 응시자는 3,000명이 되겠죠?

 

실제로 올 해 1월에 치러진 제9회 변호사시험 접수자 수는 3,592명이었습니다.

4.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50%라고? 2명 중에 1명 붙는 시험인데 뭐가 어렵다는 거야?

합격률이 50%나 되는데(?)도 로스쿨 학생들이 아우성 치는 것이 이해가지 않으시죠?

보통 어떤 시험을 통과하는 것이 쉬운지 어려운지를 평가하기 위해선 함께 시험을 보는 사람들의 수준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로스쿨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학창시절 수많은 시험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수능에서도 고득점을 받아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졸업한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학생들 중 매 해 10,000여명이 로스쿨에 도전하여 그 중 2,000명만이 로스쿨에 합격합니다.

 

로스쿨에서는 평생에 걸쳐 위와 같은 경쟁을 뚫고 올라온 학생들 간의 경쟁이 시작됩니다.

셀 수도 없는 시험으로 로스쿨 1학년, 2학년이 정신없이 흘러갑니다.

로스쿨 3학년이 되었습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는 로스쿨 1학년, 2학년 때처럼 치러야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6월, 8월, 10월에 있는 모의고사(보통 이를 졸업시험으로 대체)를 통과해야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졸업시험에선 전국적으로 20%의 학생들이 떨어집니다.

 

자, 드디어 위의 과정을 모두 뚫고 올라온 학생들간의 경쟁이 펼쳐집니다.

5일간 치러지는 변호사시험은 이를 경험해본 사람은 '마치 생명이 깎여 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 할 정도로 살인적인 일정으로 이뤄져있습니다.

 

이 시험에서 절반의 학생들만이 변호사가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호사시험을, 위의 학생들과 경쟁하여 다섯 번만에 통과하지 못하면, 환생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에서는 영원히 변호사가 될 수 없습니다.

5.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로스쿨제도는, 현실과 괴리된 채 수험법학 공부에만 수 년간 매몰되는 것을 막고, 사법연수원의 기수문화를 타파하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법조인으로 교육하여 법률서비스가 필요한 사회 각 분야에 배치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사법시험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제도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스쿨제도에 희망이 있다면, 학생, 교수님, 로스쿨 출신 변호사 등 로스쿨 구성원들이 이러한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끊임없이 지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참여연대, 민변, 경실련 등에서도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성명서를 내는 등(관련기사)으로 개선의 여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 해 2/18에는 법학전문대학원원우협의회와 법조문턱낮추기실천연대 주최로 작년처럼 집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3/28에도 법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 주최로 대규모 집회가 열릴 수 있다는 군요.

 

이 글 상단에 올라와있는 포스터는 2/18에 열리는 로스쿨 집회 포스터입니다.

로스쿨제도에 대해 관심있으신 분들은 가셔서 학생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 지 한 번 들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부디 올 해부턴 로스쿨이 본래의 도입취지대로 제자리를 찾아가서 대한민국의 각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훌륭한 법조인들이 많이 탄생했으면 좋겠습니다.

2020.2.18. 로스쿨 집회 약도